매일 쓰는 물건이 예쁘면 삶이 조금 달라진다는 이야기

가격부터 말하겠다. 한국 기준 약 70만 원대. 커피 머신 치고 비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많이 비싸다. 같은 돈으로 DeLonghi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 수 있다. 훨씬 많은 기능이 붙어서.
그런데 발뮤다 더브루 앞에 서면 그 계산이 잠깐 멈춘다.
발뮤다는 2003년 전직 록 뮤지션 데라오 겐이 도쿄에서 설립한 회사다. 토스터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한 그 회사. 더브루는 그가 6년을 개발에 쏟아부은 첫 번째 커피 메이커다. 수천 잔의 커피를 마시고, 테스트하고, 다시 마신 끝에 나왔다.

외형은 설명보다 실물이 낫다. 무광 블랙 바디에 스테인리스 스틸 서버. 140mm 폭. 어느 각도에서 봐도 같은 아름다움이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주황빛 램프가 들어오고, 추출이 끝나면 시보처럼 부드러운 음이 울린다. 발뮤다 토스터를 써본 사람이라면 그 소리를 안다. 가전이 의식(儀式)이 되는 방식.
기술도 진지하다. 클리어 브루잉 메서드 — 0.2ml 단위의 정밀 드립, 스팀과 추출과 마무리 단계마다 온도를 개별 제어, 그리고 바이패스 포어링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마지막에 별도의 물을 추가해 강한 풍미와 깔끔한 뒷맛을 동시에 구현한다. 일반 드립 머신이 수도꼭지라면, 더브루는 바리스타의 손을 흉내 낸다. 모드는 레귤러, 스트롱, 아이스 세 가지.

용량은 최대 500ml. 1~2인용이다. 대가족의 주방에는 맞지 않는다.
가격 이야기로 돌아간다. 매일 쓰는 물건이 예쁘면 어느 정도 용서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싸구려 볼펜보다 좋은 펜으로 쓸 때 글씨가 달라지는 느낌, 납작한 드립 머신 대신 더브루가 부엌 카운터 위에 있을 때 아침이 달라지는 느낌 — 이것은 자기 합리화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실이기도 하다. 매일 마주치는 물건의 질감이 하루의 시작을 다르게 만든다.
70만 원이 커피 머신에 납득되는 순간이 있다면, 더브루 실물을 본 직후다.
Balmuda The Brew | 한국 balmuda.co.kr | 약 70만 원대
크기: 140×297×379mm | 무게: 3.4kg | 용량: 500ml (1~2인용)
모드: 레귤러 · 스트롱 · 아이스 | 추출 시간: 4~7분
기술: 클리어 브루잉 메서드 · 바이패스 포어링 · 0.2ml 단위 드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