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탄생, 발뮤다 더브루 반의반의반값, 그리고 선물 포장이 필요 없는 디자인
발뮤다 더브루가 화제가 됐을 때, 커피 커뮤니티 한쪽에서 조용히 웃는 사람들이 있었다. 독일 밀리타(Melitta)의 아로마보이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밀리타는 1908년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라는 독일 여성이 커피 필터 페이퍼를 발명한 회사다. 커피 필터의 어머니. 그 회사가 1979년부터 만들어온 소형 드립 머신이 아로마보이다. 47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다.
생김새가 먼저 말한다. 베이지와 브라운의 투톤 레트로 바디, 작은 유리 저그, 미니멀한 버튼 하나. 리뷰어들이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커피 머신”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물을 보면 안다. 컬러는 레트로 베이지, 화이트, 블랙 세 가지인데 — 베이지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말도 틀리지 않다.
크기부터 다르다. 168×128×198mm. 손바닥 두 개 합친 크기다. 최대 2컵 분량 300ml. 550W. 40분 후 자동 꺼짐. 필터는 밀리타 100 사이즈를 쓴다.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구하기 어려울 수 있어 온라인 주문이 낫다. 유리 저그와 필터 홀더는 식기세척기에 넣을 수 있다.
커피 맛은 어떤가. 기대치를 조정해야 한다. 아로마보이는 스페셜티 커피를 위한 정밀 기기가 아니다. 중간~중간 가는 분쇄, 컵당 6g 기준. 이 조건에서 깔끔하고 충분히 맛있는 드립 커피가 나온다. V60이나 클레버 드리퍼로 추출하는 뉘앙스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기계가 아니다. 매일 아침 간편하게, 작은 부엌에서, 혹은 캐러밴에서, 혹은 사무실 한켠에서 — 필터 커피 한 잔을 뽑아내는 것. 그것을 위한 물건이다.
가격은 £45, 한국에서는 5~7만 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발뮤다 더브루의 반값이 아니라 4분의 1도 안 된다. 그런데 발뮤다가 감성으로 파는 물건이라면, 아로마보이는 47년의 역사가 감성이 된 물건이다. 박스를 열었을 때의 인상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이 작고 귀여운 기계가 상자 안에서 나오는 순간이 더 반갑다는 말도 있다.
선물용으로 이 기계를 꼽는 이유가 여기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 작은 공간에 사는 사람, 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 — 누구에게 건네도 이 기계의 생김새가 먼저 마음을 연다. 그리고 한 잔을 뽑아 마신 뒤에는, 왜 47년 동안 바뀌지 않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Melitta Aromaboy | (5~7만 원대) | melitta.com
용량: 최대 2컵(300ml) | 출력: 550W | 자동 꺼짐: 40분
필터: Melitta Size 100 | 컬러: 레트로 베이지 · 화이트 · 블랙
크기: 168×128×198mm | 식기세척기 가능: 유리 저그 · 필터 홀더
출시: 1979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