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나는 테슬라의 주주가 되었다. 정확히는 일론 머스크가 그리던 로드맵을 산 것에 가깝다. 언젠가 차가 스스로 도로를 읽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날이 온다는 이야기. 그 무렵의 나에게 그것은 투자라기보다 하나의 내기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판 모델3를 샀다. 주주로서의 확신을 운전석에서 매일 확인하고 싶었던 셈이다.
그로부터 몇 해가 지나, 그 선택의 한 조각이 한국에서 현실이 되었다.

한국에 도착한 FSD Lite, 그런데 정작 지구 반대편에…
테슬라는 2026년 7월 10일부터 한국에서 FSD(Supervised) v14 Lite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8월 초에는 2차 웨이브가 돌았다. FSD Lite는 최신 HW4용 v14를 구형 HW3의 연산 능력에 맞게 압축해 넣은 버전이다. 완전한 v14는 아니지만, HW3 차량이 처음으로 v14의 주행 감각을 경험하게 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흥미로운 건 대상 차량이다. 이번 배포는 미국에서 생산된 HW3 모델3, 모델Y가 중심이다. 한국에 등록된 테슬라의 절대다수는 중국산이라 현재 대상에서 빠져 있고, 미국산 차량은 소수에 속한다. 내 2020년식 모델3는 바로 그 미국산, HW3다. 오래 타온 구형이 이번에는 오히려 적격군의 안쪽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2019년의 선택이 나에게 돌려준, 뜻밖의 작은 배당 같았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업데이트가 한창 풀리던 8월 9일, 나는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차는 한국에, 나는 지구 반대편에 있었다. 스위치가 켜지던 날, 정작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 FSD Lite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11월, 운전석에서 확인하게 될 것
내가 이 기능을 처음 마주하는 건 아마 11월 중순, 귀국한 뒤가 될 것이다. 적격 여부와 세부 조건은 그때 앱에서 직접 확인해볼 생각이다. 소유의 감각이란 결국 그런 것이다. 뉴스로 읽은 사실이 내 손끝, 내 핸들, 내 출근길 위에서 다시 한번 사실이 되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
7년 전 내가 산 것은 한 대의 자동차이자, 아직 오지 않은 어떤 미래였다. 그 미래가 지금 한국의 도로 위에서 조용히 켜지고 있다. 나는 조금 늦게, 11월의 어느 아침에 그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늦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래 기다린 사람에게 몇 달은 그리 길지 않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