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ja Creami — 파코젯의 특허가 풀린 날, 닌자가 달려왔다

17만 원에서 34만 원, 그리고 딸아이의 아이스크림

파코젯(Pacojet)이라는 기계가 있다. 스위스제. 레스토랑 주방에서 냉동된 재료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깎아내려 아이스크림, 소르베, 무스를 만드는 장비.

가격은 수백만 원대. 미쉐린 주방에나 있는 물건이었다.

파코젯이 이 방식의 특허를 오랫동안 쥐고 있었다. 그 특허가 풀리자마자 닌자(Ninja)가 움직였다.

  

2023년. 닌자 크리미(Ninja Creami)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17만 원. 파코젯의 원리를 가정용으로 구현한 기계가 이 가격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사건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단종. 이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재출시 가격은 34만  원이었다. 배가 됐다.

사기 싫었다. 그런데 딸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결국 샀다.(내가 흑우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 잘 썼다. 돈을 아꼈다는 생각보다, 유화제와 각종 첨가물을 아이에게 덜 먹인다는 생각이 더 컸다. 마트 아이스크림의 성분 뒷면을 한 번이라도 자세히 읽어본 부모라면 이 기계의 존재 이유를 바로 이해할 것이다. 바나나 하나, 우유, 약간의 꿀 — 그것으로 아이스크림이 된다. 그게 전부다.

작동 방식은 파코젯과 같다. 재료를 용기에 담아 24시간 완전히 얼린다. 그다음 기계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고속으로 회전하는 블레이드가 냉동 재료를 극도로 얇게 깎아내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믹서기처럼 섞는 것이 아니다. 깎는다. 그 차이가 식감의 차이다.

단점을 숨기지 않겠다. 소음이 있다. 들어줄 수 없는 수준이다. 작동하는 약 1분 동안 옆 방 가족이 뭔 일인가 나올 정도.

이 소음은 구조적인 것이라 개선이 어렵다. 저녁에 아이 재워놓고 작동시키는 건 무리다.

올해 기준 가격은 약 25만 원대. 34만 원에서 내려왔다. 가격이 안정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여름이 왔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 번 생각해볼 때다.


Ninja Creami | NC300 시리즈 | 약 25만 원대 (2026년 기준) 작동 방식: 냉동 재료 극세 절삭 (파코젯 방식) | 용기: 473ml 모드: 아이스크림·소르베·밀크쉐이크·라이트아이스크림 등 구입처: 쿠팡·네이버 쇼핑 | 제조: Shark Ninja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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