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E HELMET BAG와 업사이클링 브랜드의 이야기
요시다 포터(Yoshida Porter)를 좋아하는 사람이 카네이테이를 보면 바로 안다. 이 결. 밀리터리 무드, 기능 중심 실루엣, 오래 쓸수록 달라지는 소재. 철학이 닮아있다. 그런데 출발점이 완전히 다르다.
요시다가 새 코듀라 나일론으로 시작한다면, 카네이테이는 이미 쓰인 것에서 시작한다.

카네이테이는 디자이너 정관영대표가 2012년 시작한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본인의 일본 통명을 로마자로 옮긴 것이다. 어느 날 이태원 밀리터리 숍에서 2차 세계대전과 중동전쟁에서 쓰인 미군 군용 텐트를 발견했다. “꾸밈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자체만으로 멋지다.” 그 감각이 브랜드가 됐다.
텐트가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직접 가서 일일이 상태를 확인하고 구입한다. 낡은 정도, 스크래치, 색감, 프린트 위치에 따라 어떻게 재단할지 하나하나 판단한다. 수작업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카네이테이 제품은 세상에 같은 패턴이 없다. 녹슬고 상처 난 흔적도 그대로 들어간다. 그것이 결함이 아니라 제품의 정체성이다.
HERZ가 일본 오사카 골목 공방에서 가죽을 다루듯, 카네이테이는 서울에서 버려진 역사를 다룬다.

ROME HELMET BAG는 카네이테이 안에서 조금 결이 다른 라인이다. 군용 텐트 업사이클이 아니라,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마이판 리젠(MIPAN regen) 나일론 원사로 자체 개발한 원단을 쓴다. 촘촘하게 직조된 고밀도 나일론.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광택. 텐트 라인의 거칠고 낡은 결과는 다르다. 더 도시적이고, 더 매끄럽다.
헬멧백이라는 형태 자체가 흥미롭다. 반구형에 가까운 둥근 실루엣이 포터 TANKER 시리즈와 비슷한 무드를 가지면서도 카네이테이 특유의 밀리터리 감성이 짙게 배어있다. M과 L 두 사이즈, 블랙과 올리브 드랩 계열. 크로스백으로도, 숄더백으로도 쓸 수 있다.
가격은 16만 원대. 요시다 포터 같은 무드의 가방을 일본 직구 없이, 한국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 바로 카네이테이가 주목받는 이유다.
에디터’s 노트
좋은 물건은 좋은 사람에게 가면 계속 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카네이테이는 거기에 한 문장을 더한다. 이미 한 번 제 역할을 마친 것들도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버려진 군용 텐트가 가방이 되고, 폐페트병이 나일론 원사가 되고, 그것이 누군가의 어깨에 걸린다. 요시다가 새 소재로 장인 정신을 증명한다면, 카네이테이는 쓰인 소재로 철학을 증명한다. 같은 결에서 출발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간 두 브랜드. 그리고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다.
KANEITEI ROME HELMET BAG L | 163,500원 (무신사) · 218,000원 (29CM)
소재: 마이판 리젠(MIPAN regen) 재활용 나일론 원사 자체 개발 원단
사이즈: M · L | 컬러: 블랙 · 올리브 드랩
구입처: kaneitei.com · 무신사 · 29CM · W컨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