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루우메 유즈슈의 그늘에서 찾은 한국 유자술, 어떤유자06

어떤 물건에는 늘 원본이 있다. 그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이름. 유자술에서 그 자리는 오랫동안 츠루우메 유즈슈의 것이었다. 유자 리큐르를 찾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이 이름이 따라 나왔다. 좋은 술이다. 다만 매일 마시기엔 지갑이 먼저 망설인다.

그래서 대안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끔, 대안을 찾는 여정이 원본보다 나은 곳에 도착하기도 한다. 어떤유자06이 그랬다.

일본 술이 아니다. 한국 전통주다. 약청주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유자술로, 도수는 6%, 용량은 500ml, 가격은 2만원 초중반대다. 판매처에 따라 2만2천원에서 2만4천원 선. 츠루우메가 더 큰 용량이라도 더 비싼 값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용량 대비 가격이 확실히 착하다.

이름부터 담백하다. 어떤유자, 그리고 도수를 그대로 딴 06. 꾸미지 않은 작명이 오히려 이 술의 성격을 보여준다. 무언가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맛을 보면 왜 이 술이 츠루우메의 대안으로 불리는지 이해된다. 유자가 듬뿍 들어가 향이 진하다. 인공 향료의 유자가 아니라, 잘 담근 유자청을 떠먹을 때 올라오는 그 향이다. 첫 모금에 향긋한 유자가 확 퍼지고, 달콤하면서 산뜻하게 넘어간다. 6도라는 낮은 도수 덕분에 술이라기보다 유자차에 알코올이 살짝 스며든 느낌에 가깝다.

단맛이 마냥 무겁지 않은 것이 이 술의 미덕이다. 유자 특유의 상큼한 산미가 단맛을 붙잡아 균형을 만든다. 여운에도 유자 향이 산뜻하게 남는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 권하기 좋고, 혼자 조용히 한잔하기에도 좋다.

마시는 방법은 자유롭다. 차갑게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좋고, 탄산수에 타 유자 하이볼로 만들면 여름에 특히 어울린다. 얼음을 넣은 온더락도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탄산수에 1대1로 섞는 방식을 가장 권한다. 유자 향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청량감이 더해진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보관이다. 10도 이하 냉장 보관 제품이고, 소비기한도 제조일로부터 6개월로 짧은 편이다. 유자가 그만큼 진하게 들어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면 냉장고에 바로 넣고, 너무 오래 묵히지 말고 마시는 편이 좋다. 살아있는 재료로 만든 술의 숙명 같은 것이다.

에디터’s 노트

좋은 물건은 좋은 사람에게 가면 계속 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좋은 물건이 꼭 가장 유명한 물건일 필요는 없다. 츠루우메 유즈슈가 유자술의 정답처럼 여겨지는 동안, 2만원대 한국 전통주 하나가 조용히 그 옆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원본을 동경하다가 대안에 정착하는 일은 흔하다. 그런데 가끔은 그 대안이 더 자주 손이 가는 술이 된다. 부담 없는 가격, 진한 유자 향, 낮은 도수. 매일 저녁 한 잔이 사치가 아니라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어떤유자06이 주는 것은 결국 그 편안함이다.

일본 유자술만 바라보다가 한국 전통주에서 답을 찾았다. 가끔은 대안이 원본보다 나을 때가 있다.


어떤유자06 | 약청주 기타주류 | 도수 6% | 용량 500ml
가격: 2만원 초중반대 (판매처별 22,000~24,000원선)
맛: 진한 유자 향, 달콤하고 산뜻한 산미, 낮은 도수
보관: 10℃ 이하 냉장 · 소비기한 제조일로부터 약 6개월
추천 음용법: 스트레이트 · 온더락 · 탄산수 1대1 유자 하이볼
구입: 전통주 편집숍 · 데일리샷 · 술담화 등
맥락: 츠루우메 유즈슈의 합리적 대안으로 언급되는 한국 유자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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